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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면접은 감정노동 직무에 적합한가? 인성 평가의 한계

vita-mam 2025. 7. 30. 00:11

기업들이 인재 채용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고자 AI면접을 도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객 응대, 콜센터, 서비스직 등 감정노동이 요구되는 직무에서도 AI면접이 활용되는 추세다. 표면적으로는 시간과 비용 절감, 편향 최소화라는 장점이 강조되지만, 과연 AI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인성을 평가하는 데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감정노동 직무는 고객과의 소통 과정에서 공감 능력과 상황 대처 능력이 중요한데, 이 같은 역량은 숫자나 표정 분석으로만 판단하기 어렵다. 감정노동자는 단순히 매뉴얼대로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다. 실제로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때로는 공감 능력을 발휘하여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  대조적으로 AI는 언어, 표정, 톤 등의 요소만을 기계적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인간의 내면적 특성이나 맥락을 정확히 해석하기 어렵다.  그런  AI 면접이 감정노동 직무에 적합한 것일까? AI 면접을 통한 인성 평가의 한계는 없을까?

여성의 얼굴 반쪽이 체스판 무늬로 날아가고 있다. (기억의 상실)

 

감정노동 직무에 요구되는 핵심 역량과 AI면접의 차이 

 

감정노동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감 능력’과 ‘상황 판단력’이다. 고객이 화가 나 있거나 불만을 표현할 때, 단순한 응대가 아닌 정서적 케어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콜센터 상담사는 고객의 말투, 숨소리, 망설임 속에서도 감정을 읽고 대응해야 한다. 이는 기계적인 대응으로는 절대 가능하지 않은 영역이다. 하지만 AI면접은 표정, 음성의 떨림, 문장 구조 등을 분석하여 인성을 판단하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사람의 진정성과 상황에 따른 반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면접자는 긴장할 수도 있고, 질문이 어색하게 느껴져 다르게 말할 수도 있다. AI는 이런 자연스러운 인간의 반응을 ‘부정적인 요소’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감정노동 직무는 이런 사소한 차이를 민감하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AI면접이 표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성이나 적합도를 판단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판단을 유도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감정노동 직무와 AI면접 간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인성 평가의 본질과 AI 분석의 한계

 

인성을 평가한다는 것은 단순히 '착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직무와 조직 문화에 맞는 인간적인 특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실제 면접관은 면접자의 눈빛, 말투, 맥락에서 ‘태도’를 읽어내며 직무에 어울리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AI는 이런 ‘비정형적 신호’를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진지한 태도를 보였더라도 AI는 감정 표현이 부족하다며 낮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반대로 너무 과장된 표현을 자연스럽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는 감정노동처럼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감정 흐름을 다루는 직무에 있어 치명적인 오류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AI면접의 알고리즘이 기존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에 채용된 사람들의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에, 다양성이나 새로운 특성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부적합 판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인성은 고정된 성격이 아니라 환경과 상황에 따라 변화하고 발현되는 특성이기 때문에, AI가 이를 일정한 기준으로 수치화한다는 것은 평가의 본질과는 맞지 않다.

 

효율성보다 중요한 것은 직무 적합성과 인간성

 

AI면접은 분명 기업 입장에서 채용 절차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수백 명의 지원자를 짧은 시간 안에 평가하고, 일정한 기준으로 자동 선별하는 과정은 인사팀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그러나 효율성만을 앞세운 채 인성이라는 본질적인 평가 요소를 기계에 맡기는 것은 위험한 접근이다. 특히 감정노동 직무는 고객과의 ‘관계’를 다루는 직종으로, 인공적인 분석만으로는 그 적합성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 오히려 사람 대 사람의 진솔한 면접을 통해 감정의 깊이와 태도의 일관성을 확인하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다. 물론 AI면접이 모든 영역에서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언어 능력이나 문제 해결 방식, 응답 태도 등을 파악하는 데 보조적인 역할은 가능하다. 하지만 인성, 특히 감정노동에서 요구되는 섬세한 감정 판단과 공감 능력은 결국 사람만이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다. 앞으로도 AI기술이 계속 발전하겠지만, 감정과 공감이라는 인간 고유의 특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 기업은 이 점을 인식하고, 기술의 효율성보다 직무 특성과 인간성을 더 우선시하는 채용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