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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면접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공정한가, 차별적인가?

vita-mam 2025. 7. 27. 01:33

 AI면접, 과연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최근 AI면접이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채용 시장에서는 효율성과 객관적인 평가를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AI 채용 시스템이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이 기술이 과연 공정한 면접 방식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AI 알고리즘이 인간의 편향을 반영하거나, 특정한 데이터 편향으로 인해 특정 집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면접이 공정한가, 차별적인가라는 질문은 이제 채용 기술 전반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AI면접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을 중심으로, AI면접이 진정으로 공정한 도구인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을 양산하는 메커니즘인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려 한다.

고민스러운 표정의 여인(혹은 인간 모습을 한 로봇)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오해: AI면접은 완전히 객관적이다?

 

 많은 기업이 AI면접을 도입하면서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객관성’이다. 사람이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 사적인 감정이나 편견이 배제된 채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실제로 AI는 면접자의 표정, 목소리 톤, 말의 속도, 언어 사용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점수를 매긴다. 하지만 여기에는 간과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AI가 학습한 데이터 자체에 이미 인간의 편향이 내포되어 있을 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과거 채용 데이터가 남성, 특정 연령대, 특정 학벌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AI 역시 해당 기준을 정답으로 학습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완전한 객관성'은 오히려 착각에 불과할 수 있다.

 

진실: AI면접도 결국 인간의 설계에 의존한다

 

 AI면접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알고리즘과 평가 기준은 결국 인간이 만든 것이다. 어떤 표정이 긍정적이고 어떤 말투가 신뢰감을 준다는 판단은 개발자의 문화적, 사회적 배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AI는 자연어 처리(NLP) 기술을 기반으로 언어의 의미를 파악하지만, 맥락을 100% 이해하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면접자가 특정 단어를 농담처럼 사용했더라도, AI는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AI면접은 인간의 편향을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화된 편향을 정교하게 재생산할 위험이 있다.

 

공정성의 조건: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데이터의 다양성

 

AI면접이 진정한 공정성을 담보하려면,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훈련 데이터의 다양성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기업이 사용하는 AI 시스템의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지원자는 자신이 어떤 기준으로 점수를 받았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이처럼 ‘블랙박스’처럼 작동하는 시스템은 오히려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게다가 AI가 학습하는 데이터가 특정 인종, 성별, 연령대에 치우쳐 있다면, 그 결과 역시 왜곡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AI면접이 진정으로 공정하기 위해선 알고리즘의 설계과정에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고, 그 기준을 외부 기관을 통해 검증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AI면접의 효율성은 인정하되, 보완책은 필수다

 

AI면접이 제공하는 ‘시간 절약’과 ‘비용 절감’의 측면은 부정할 수 없는 장점이다. 특히 지원자 수가 수천 명에 달하는 대규모 채용에서는 1차 스크리닝 도구로 AI를 활용하는 것이 매우 유효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도구가 절대적인 판단 기준으로 쓰일 때 발생한다. 지원자의 말 한 마디, 표정 하나로 인생이 결정될 수 있는 상황에서, 기계가 내리는 판단이 과연 인간의 가능성을 완전히 읽어낼 수 있을까? 기업은 AI면접을 단순한 참고 지표로 활용하고, 이후 단계에서는 인간 면접관과의 다층적인 평가가 병행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AI 시스템의 평가 로직에 대한 피드백 채널을 열어두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결론: AI면접, 무조건적인 신뢰보다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AI면접은 분명 채용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하지만 ‘기술=공정성’이라는 등식은 아직 성립하지 않는다. AI는 인간의 편향을 반영할 수 있고, 데이터의 불균형은 새로운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과 사회는 AI면접을 신뢰하기 전에, 그 기저에 깔린 알고리즘의 구조와 데이터를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AI는 도구일 뿐이며, 그것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진정한 공정성은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하는 인간의 윤리와 책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